처음 책이 배달된 뒤 포장을 뜯었을 때 생각보다 두꺼워서 깜짝 놀랐는데요, 이 책은 천문학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학자인 갈릴레오의 저작 중에서도 과학 교양서로서 큰 가치를 지닌 ‘대화’라는 책입니다.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으로 이끈 책으로, 교회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었었으며 살비아티, 사그레도, 심플리치오 세 사람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과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라는 두 체계에 대해 토의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갈릴레이도 약 400년 전 사람이라 그 주장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넷째 날의 대화에서 ‘밀물과 썰물이 지구의 움직임 때문에 생긴다’라는 주장이 틀렸다는 것은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밀물과 썰물은 지구에 대한 태양과 달의 인력 때문에 생깁니다).
기본적인 기하학 지식만 있으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는 책으로, 갈릴레이의 대표 저작이자 과학 교양서의 ‘고전’인 만큼 천문학에 관심 있고 갈릴레이라는 과학자의 논리와 생각이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을 받고 판결문에 따라 ‘죄’를 인정하고 가택에 연금되어 남은 생을 살았던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이후의 저작들과 업적들을 위해서라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소신을 굽혔다는 점에서 기회주의적이고 비겁하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사실 종교재판 때문에 갈릴레이는 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은 유럽 중세 시기 과학의 순교자처럼 대우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교회와 매우 친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발견한 목성의 대표 위성 4개(이오, 가니메데, 칼리스토, 유로파)를 당시 이탈리아의 세력가였던 ‘메디치가’에 헌정하는 등 권력과 친하게 지내며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종교재판 결과 받은 처벌은 가택 연금, 매주 7편의 회개 시 암송, 출판 금지(이건 교회 몰래 계속 진행했습니다) 등, 엄청나게 박해받았다고 보기에는 좀 힘들었죠.
‘순교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많은 오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물체와 무거운 물체를 높은 곳에서 떨어뜨렸을 때 동시에 바닥에 닿는다는 중력가속도 실험은 네덜란드의 다른 과학자가 했던 실험이었습니다. 또 갈릴레이가 재판장을 나오면서 했다는 유명한 말,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은 후대에 그의 지지자가 꾸며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갈릴레오가 과학적 증거를 이용해 지동설을 논리적으로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
사람을 지나치게 영웅화하고 칭송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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