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Optical Illusion이라고 하지요.
일부러 착시를 일으킨 것에는 분명 정지한 그림인데 어질어질하니 움직이는 것 같은 그림도 있고, 움직이는 그림인데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모르겠는 그림도 있고, 또 두 가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림이나 기울이면 제대로 보이는 명화 속 착시도 있습니다.한스 홀바인의 <대사들>-그림 하단의 해골 그림은 기울여야 제대로 보인다. |
평소에 착시 그림은 많이 접해보셨을 텐데요, 착시의 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 때 하고 이번에는 유아용 동화책에서 처음 발견해 놀란 기억이 있는 재미있는 착시 그림, 스캐니메이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캐니메이션은 착시를 일으키는 그림 중 하나입니다. 영어로 Scanimation 이라고 하는데, 알아채셨겠지만 scan(훑다, 훑고 지나가다, 스캐너로 스캔하다)과 animation(애니메이션, 움직이는 그림)을 이어붙여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아래 예시 동영상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캐니메이션은 바닥면에 놓는 그림과 그림 위에서 움직이며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드는 검정 줄무늬의 OHP필름(사이사이로 바닥면의 그림이 보이도록 투명하기만 하면 됩니다)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닥면의 그림은 가는 세로줄 여러 개가 겹쳐진 모양인데, 검정 줄무늬 필름(앞으로는 그냥 필름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을 위에 얹어놓으면 검정 줄무늬의 너비 길이만큼 간격이 벌어진 세로줄만 보이면서 검정 줄무늬를 움직이면 서로 다른 장면이 연속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검정 줄무늬의 두께는 투명 줄무늬보다 장면의 개수만큼의 배수로 두껍습니다(예-6장면 연속이면 검정 줄무늬는 투명 줄무늬보다 6배 두꺼움).
말로 하면 이해가 잘 안 되겠죠.
아래 그림들을 스캐니메이션으로 만들겠습니다.
(서있는 사람)
(점프한 사람)
이걸 스캐니메이션 그림으로 만들면 필름을 제외하고 이런 그림이 나오게 됩니다.
바로 위 두 그림 중 첫 번째 그림 위에 필름을 올려놓으면 흰 부분이 필름의 검은색 부분에 의해 메꿔져 완전한 형태의 서 있는 사람 그림+필름의 검정줄무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위 그림을 보면 서 있는 사람 그림에서 흰색 줄무늬 부분이 점프한 사람 그림에서의 검은색 줄무늬와 겹치는데, 이로 인해 필름의 검정 줄무늬와 서 있는 사람의 검정 줄무늬가 일치할 때(즉 서 있는 사람 그림에서 색칠되지 않은 부분만 우리에게 보일 때) 점프한 사람 그림이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필름을 움직이면 두 그림이 번갈아 우리 눈에 보이게 되어 연속적인 그림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서로 연결되는 장면의 정지화면이 빠르게 연달아 나왔을 때 우리 눈이 움직이는 것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바로 '잔상효과' 때문입니다. 눈에서 빛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뇌로 보내면, 뇌에서 그 정보를 처리해 인식하죠.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뇌에서 알아서 처리한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한 화면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바로 다음 장면이 나타나게 되면, 이전 장면에 대한 잔상이 남아 다음 장면과 겹쳐져 보입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어 나타나면서 정지된 그림 여러개가 연결되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기본이 되는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캐니메이션도 동일한 원리를 이용하고 있고요.
처음 말했듯이 필름의 검정 줄무늬가 가리는 부분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투명 줄무늬 부분만 바닥의 그림이 보이므로 검정 줄무늬가 투명 줄무늬보다 두꺼울수록 더 많은 장면을 나타낼 수 있는데, 너무 두꺼우면 그림을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겠죠. 그래서 스캐니메이션의 장면 수는 6~7컷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 중 'animbar'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면 자유롭게 스캐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하고 무료 프로그램이니 한 번쯤 다운로드받아 직접 스캐니메이션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네임펜 등으로 줄무늬를 그려서 만들어도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별 문제 없습니다. 좀 오래 걸리기는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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