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화학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 '사라진 스푼'. 화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는 터라 낯설었고 암기과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화학이 많은 이야기들이 합쳐저 완성되어가는 과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처음 읽을 때 생소한 단어나 개념들이 나와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는데, 읽을수록 다양한 과학자들의 원소를 통한 세계사와 정치, 그리고 그들의 삶까지도 듣게 되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인류가 시작했을 때부터 인간은 세상 만물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며 원소를 차례로 밝혀내는데, 그 과정은 매우 드라마칙하면서 거기에 집착했던 과학자들의 광기, 천재성, 원소들의 잘못된 이용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화학의 대가, 멘델레예프, 뢴트겐, 러더퍼드와 같은 사람들이 원소들을 발견하고 실험했던 과정들을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이러한 과학자들이 주기율표를 완성하기 위해 했던 꾸준한 노력과 연구들에 대하여 읽어보니 단순히 물질을 표기하는 기호로만 생각됬던 원소들이 더욱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한가지를 소개하자면, 탄탈과 니오브의 이야기가 있다. 콩고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탄탈과 니오브는 소형 휴대 전화를 만드는데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탄탈과 니오브의 채취로 콩고에 현금이 유입되자, 10여년에 걸쳐 누적된 종족 분쟁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다. 제대로 된 정부가 없는 나라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큰 분열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무자비한 자본주의로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팔 수 있게 됬다. 노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캠프들도 들어서고, 살인을 위해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는 일도 많아졌다. 결국,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콩고에서 사망한 사람은 500만 명 이상에 이르게 되고 제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인명 손실을 기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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